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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4FEB10 - 아르바이트 나에 대한 단상

일생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도 어언 5주 째에 접어들었다. 대학에 입학하기 전 과외 한 번이 전부였던 나로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소 헤매기도 했다. 이력서를 들고 간 집 근처 카페에서는 아직 대학생인데다 초짜이기에 거절 당했고, 편의점에서는 이미 가득 찼다고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. 심지어 얼굴이 웃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소득 없이 돌아온 때도 있었다. 그렇게 터덜터덜 걸어오다 눈에 띈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선 무작정 연락한 곳이 지금 일하는 바다. 난생 처음 하는 일이 바텐더라니 친구들 모두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헛웃음을 터뜨리거나 용돈이 부족하냐고 묻기도 했다.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지속되는 일이지만 나로선 재미있을 따름이다. 다른 무엇보다도 칵테일 레시피를 하나씩 외워가며 손님이 맛있다고 해주는 칭찬을 듣는 일이 기쁘다. 학창 시절 어머니께선 만약 내가 성적이 조금이라도 안 좋았다면 경희대 조리학과나 요리사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셨는데 실제 그러한 듯 싶기도 하다. 하지만 즐거운 취미는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조언을 상기하자면 다행인 듯. 학교에서 배웠던 재고 관리나 운영에 관해서 실제 접해보는 것 또한 소소한 즐거움에 속한다. K군은 진작에 내가 그러한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사회를 접해봤어야 한다며 격려함과 동시에 가게에 가면 무료로 술을 주냐며 되묻곤 했다. 외국인들이 주로 오는 장소라 때로는 주문을 잘 못알아 듣거나 다른 술을만들어 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, 가끔씩 주고 받는 이야기와 더불어 즐겁게 노는 그들의 모습에서 상쇄된다. 다른 이들은 고학년으로 가면서 그만둔다고 하는 아르바이트.. 난 이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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