태그 : 여유
2008/10/24   24OCT08 - 어린, 하지만 충분한 나이 [2]
24OCT08 - 어린, 하지만 충분한 나이

각 나이대마다 해봐야 할 일들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던 내가 점차 그 말들이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. 그 시기가 아니면 나이 들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는 이야기는 사실이었던 셈이다. 하나 둘, 점차 시간이 흐르고, 지난 날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행위와 말들.. 불과 2,3년 전의 나를 떠올림에도 어느 행성에서 온 인물인지 궁금해하곤 하는 것을 보면 그때가 아니면 할 수 없었던 행동이었던 듯 하다. 이처럼 사람은 무척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동물이다. 하지만 현재의 나조차 많이 변하였기에 많은 것을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렀다 여김에도, 이 또한 다른 누군가가 보았을 때는 중 2병 환자로 바라볼 수도 있다. 아직 나는 어린 생명체에 불과한 것이다. 그러하기에 더 많은 미래를 볼 수도 있는 것일테지만..

종종 자신이 나이 들었다 여기는 아해들이 존재한다. 더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는 그들의 모습들을 보면서 슬며시 웃음 지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. 나도 그러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리라. 그런데 언제부터 였을까. 애늙은이도 아닌 녀석이 스스로를 '소년'이라고 자칭하고 다닌 때가.. 충분히 유치해보고 싶고, 어리광도 부리면서 귀여운 척 해보고 싶어졌다. 마치 나는 아직 어리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. 어쩐지 시간에 쫓기는 심정으로 조급증을 보이는 듯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. 그리 많지도, 하지만 적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대에 한발 짝 걸친 나이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른다.

그러한 것이 아닐까. 억지마냥 어린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그 시기야 말로 정말 스스로 적지 않은 나이에 접어 들어간다는 현실을 자각하는 때가 아닌지 싶다. 아직 어리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행위야말로 실제의 모습을 부정하고픈 반동에 지나지 않는 듯 하다. 쉽게 말하면 억지 몸부림이나 다를바 없다. 물론 주변에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정도의 한계선은 아슬아슬하게 지켜주어야 하겠지..

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징표는 이 뿐만은 아니다.

이것이 단지 시간의 흐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, 별자리 점이든, 상대방의 투정이든, 꾸중이나 핀잔이든, 손발이 오그라드는 과거이든 왠만한 모든 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듯 하다. 아직 이룬 것은 하나 없지만서도 화내지 아니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수도 있지 싶다. 아직 학문적이나 정치적인 Fact에 관련한 것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. 그러나 그토록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굳이 상대를 깎아내릴 이유도 필요도 없이 그대로를 인정할 줄 알게 되었다. 그리고 나의 약점, 단점, 모자란 부분에 자연스레 고개를 끄덕일 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. 이러한 모습에서 그토록 되고 싶었던 강한 약자의 모습 을 조금이나마 엿본 듯 하다.

이 삼년 후의 내가 뒤돌아 보았을 때의 현재의 모습은 또 어떻게 비추어질지 조금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.
그때가 되면 굳이 '여유'라는 단어를 되뇌지 않더라도 자연스러워질까..

by DAISY | 2008/10/24 03:41 | 나에 대한 단상 | 트랙백 | 덧글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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